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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뚱냥이/재태크, 경제

(2023 #31) 뼈 때리는 부동산 | 이희재 저

by 뚱냥아빠 2023.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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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때리는 부동산

네이버 인기 블로거 뽀사장(본명 이희재)의 첫 부동산 지침서 『뼈 때리는 부동산』이 출간되었다. 책에서는 대한민국 부동산에 대한 저자의 ‘뼈 때리는’ 입담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흥미롭

www.aladin.co.kr

정말 제목 잘 지었다.

제목 그대로 뼈 때리는 부동산이다.

작가의 시원시원한 문체와 함께, 날카로운 부동산을 보는 시선이

정말 뼈를 때린다.

부동산이란 무엇일까?

누군가에겐 부를 일구기 위한 수단일수도,

누군가에겐 부러움의 대상일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에게 있어 이 부동산은 "삶의 터전"이란 의미를 일차적으로 가질 것이다.

그렇게 삶의 터전이란 의미를 가지는 이 부동산에,

우리의 생존에 있어서 너무나도 필요한 이 부동산에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이념과 환상과 오해들을 넣고 살아왔는지 모른다.

저자는 경제학도이다.

앞쪽 글을 읽을 때에 경제학을 많이 공부한 분이거나, 경제학도이겠다... 싶었는데,

책의 후반부에 경제학도라 밝혀서 그럼 그렇지.. 싶었다.

하지만, 경제학도들 중에서도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는 아니 그 경제한 안에서도 이념이 좌우하고 있기는 하다.

기본적으로 저자는 자유시장주의자로 보인다.

우리의 삶의 문제에 이렇게 중요한 이 부동산이

이념과 본인들의 정치적 신념, 그리고 표라는 것들 때문에

점점 예측이 불가능해 지고, 앞뒤가 안 맞고, 우리가 대체 공산 사회에 살고 있는지,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지

구분이 안 되는...

거주이전의 자유를 세금이란 도구로 빼앗은 상황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GTX나 각종 우리가 생각하는 호재들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과연 그것들이 경제성이 있는 것일까? 지금의 어떤 대중적 환호에 의하여 내 눈이 가리워져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본질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 저자는 날카롭게 지적을 하고 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저자와 바라보는 시선이 비슷하면 아주 쉽게 읽히는 책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은 아마 몇장 넘기지 못하고 욕하며 책을 닫을 것이다.

하지만, 난 기본적으로 이분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부동산은 우리의 삶의 터전이다.

누구는 이곳에서 미래를 꿈꾸고, 누구는 안란한 노후를 꿈꾸고, 누구는 이곳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런 부동산을 가지고 더이상 장난질을 치면 안 될 것이다.

이런 우리의 삶의 터전인 이 부동산이 그 누군가의 장난질로, 시장경제를 위반한 댓가로 받아들이는 그 부채가

결국은 그들의 입으로 맨날 말하는 그 보호해야 한다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과 힘듦을 준다는 것을 그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참 괜찮은 책이다.

그리고 많은 생각 거리를 건네 주는 책이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옛 내가 자란 서울 거리를 회상하며 추억에 잠기게 되는 책이다.

p45

"사회주의자들이 아무리 호도해도 그 누구도 다른 사람과 똑같을 수는 없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불평등해질 권리를 갖는다고 믿는다."

- 1975년 영국 의회 연설에서 마가렛 대처의 발언 中

p57

인생은 본디 고단한 것이다. 그리고 진영과 이념을 떠나 현실을 살아가는 존재라면 그런 것들을 상호 인정하는 전제 위에서 뭐든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지, 마치 사이비 종교처럼 고단한 인생 저편에 무언가 꿀맛 같은 천국이 있다고 선동하는 건, 책임 있는 국가가 국민에게 해서는 안 되는 저열한 행위이며, 결국 정치적 뇌물을 주겠다고 공언하는 것과 다름없다.

현재 세대가 주고받는 뇌물은 미래 세대로부터 당겨온 빚이다. 조부모가 당겨쓴 빚은 부모가, 그 부모가 당겨쓴 빚은 우리가, 다시 지금의 우리들이 당겨쓴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 결국 우리의 자식 세대들이 부담해야 하는데, 명색이 양심 있고 정신머리 제대로 박힌 선배와 부모라면 후배나 자식들에게 한 줌 재산은 물려주지 못할지언정, 적어도 빚은 안 남기고 가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말이다. 단언컨대, 모든 달콤한 공짜에는 교활한 거짓말이 감춰져 있으니, 역시 세상 거저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게 만고의 진리다.

p128

만일에 그렇다면 아마도 내 생각엔 말이다. 강남은 30억에서 50억으로, 마포는 20억에서 30억으로, 그리고 재건출을 마친 분당의 집값은 다시 판교를 넘어설 것이다. 개발을 막으면 공급이 부족하다고 오르고, 개발을 열어주면 호재라는 기대감에 더 오르니 결국 지금의 시장은 어쩌면 정책과는 무관하게 그저 처음부터 제 갈 길을 가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고, 그게 맞다면 정부의 정책 따위는 애초부터 이 함수에서 변수가 아닌 상수였는지도 모르겠단 섬뜩함이 일순간 덮쳐왔다.

결국, 이 바닥은 갈 데까지 간 후에야 멈출 것이고, 쉴 만큼 쉰 후 언젠가 때가 되면 다시 갈 길을 갈 것이다. 하지만 그 달림과 멈춤의 총성이 될 트리거가 무엇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아무도 알지 못하니 그 틈바구니에서 웃는 이도, 우는 이도 생기는 것이요, 또 그게 세상의 이치가 아니겠는가 말이다.

p396

정부든, 개인이든 지금의 상황이 싫고, 그래서 피하고 싶을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외면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 용기를 내어 삶을, 현실을 마주보는 것이야말로 모든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다. 우리가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한 선택권은 오롯이 우리 스스로에게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 긴 글을 마치고 싶다. 옳다고 생각되는 일이라면 해도 괜찮다. 성공과 실패가 모여 우리라는 존재가 완성되고, 그래서 우리라는 존재는 특별한 것이니까 말이다. 어떤 옷을 더 걸칠지, 어떤 옷을 벗어 던질지, 우리 모두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생은 아름답다.

p402

난 그래서 말이다. 이 나라에서의 부동산, 그리고 집이란 단순히 거주하는 물맂거 공간이나 큰돈을 벌기 위한 투기의 수단이 아닌, 가족에 대한 가장의 묵직한 책임감이자, 자식에 대한 부모의 무한한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인이라면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내재 돼 있는 이 DNA야말로 세대를 이어 우리의 팍팍한 삶을 그나마 지탱시켜 주는 원동력이요, 그렇기에 결국은 조금이라도 더 좋고, 조금이라도 더 편하고 넓은 집에 내 가족을 살게 해주고자 우린 오늘도 저마다의 위치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이토록 악착같이 버텨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서민이 그깟 집 하나에 자신의 인생과 가족 전체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는 지금의 이 현실이 하염없이 서글프다가도 말이다, 그렇다고 또 그냥 넋 놓고 가만히 앉아 잉여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 쓰이지 않은 미래를 그리기 위해 이미 집을 장만한 지금에도 난 틈만 나면 로드뷰로 서울 유람을 떠나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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