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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뚱냥이/인문, 사회, 문화, 종교

(2023 #71) 그들은 왜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했나 | 한순구 지음

by 뚱냥아빠 2023.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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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했나

여기 유명한 패배자들이 있다. 이들은 역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으나 여러 이유로 최후의 승리자는 되지 못했다. 누군가는 잘못된 선택을 했고, 누군가는 충격적인 배신을 당했다. 대부분 출

www.aladin.co.kr

이책....

정말 재미 있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게임이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 여러 선택의 순간에 보다 선택을 잘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뭣보다, 사람의 본성에 대해 보다 더 잘 알고 싶다면...

정말 이 책을 강추 한다.

 

13개의 챕터로 구성이 되어

각각의 역사적 사건과 함께

그 사건에 대하여 게임이론으로 재해석을 하는데..

정말 재미 있다.

특히, 13번째 또라이 전략 부분을 읽으면서...

북한이 지금 이 게임이론을 정말 잘 적용하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게임이론에서 바라보는 사람은 정말로 철저하게 "개인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는 주체이다.

합리성이 아닌.. 철저하게 그 이익을 따라 행동하는 주체들이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정말 강력 추천이다!!!

 


p27

마을이나 이웃을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과 협력함으로써 나에게 더 큰 이익이 오기 때문이라고 비협조적 게임 이론은 해석한다. 즉, 마을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에 마을 사람들과 힘을 합해 제방을 쌓는 것은 이웃을 위해서가 아니고 홍수로 강물이 넘치면 내 집이 피해를 입기 때문이라는 것이 비협조적 게임 이론의 논리이다. ~ 중략 ~ 

이는 또한, 과거에 내게 도움을 주었다고 해서 그 은인을 위해 내가 손해를 보는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도 된다. 즉, 항우가 지난라 군대를 물리치고 나를 왕으로 만들어준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내가 항우를 위해 목숨 걸고 유방과 싸울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혹시 내가 유방과 싸워 이겼을 때 항우가 내게 더 많은 땅과 돈을 준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과거에 베푼 은혜에 보답하라면서 항우가 매번 나를 전쟁에 끌어들인다면 그건 정말 곤란한 말이다.

 

p33

항우는 진나라를 멸항시킨 후 식민지 상태에서 자신이 해방해준 6국 사람들에게 곧바로 나라를 돌려주지 말았어야 했다. '비협조적 게임'이론의 논리에 따르면 사람들은 과거의 은혜는 쉽게 잊지만 미래의 이익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므로 너무 쉽게, 너무 빨리 은혜를 베풀면 안 된다.

그리고 항우 자신이 초나라 출신이라고 해서 초나라 땅만 차지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멸망시킨 진나라를 포함해 조나라, 제나라, 한나라, 연나라, 위나라 땅 또한 함께 다스리면서 감히 다른 사람들이 거스르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막강한 권력을 쥐었어야 한다. 물론 각국의 백성들은 진시황이 이제는 항우로 대체되었을 뿐이라고 불만을 쏟아내겠지만, 결국 사람들은 항우의 힘을 두러워하며 복종하게 될 것이다.

내가 승진시켜준 부하가 나를 따르는 것은 승진시켜준 은혜에 감사해서가 아니라 앞으로도 또 승진시켜줄 힘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럼 항우와 같은 비참한 운명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p49

사냥개 입장에서는 자기가 농부를 위해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했으니 큰 상을 받으리라고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농부 입장에서 보면 이제 농사를 망치는 토끼도 없는데 매일 덩치 큰 사냥개에게 먹이를 주고 보살피는 것은 비용도 많이 들고 귀찮기도 한 일이다. 큰 칭찬을 듣고 좋은 대접을 받으리라는 사냥개의 예상과 달리 농부에게 사냥개는 쓸데없이 돈만 들어가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결국 천대받다가 버려지거나 팔려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사냥개가 살 방법은 역지사지를 해 보는 것이다. 즉,토끼를 다 잡고 난 후 농부가 과연 사냥개인 자신을 어떻게 대할지 미리 예상해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을 가리켜 게임이론에서는 백워드인덕션이라 부른다.

 

p79

게임이론에서는 코어와 섀플리 밸류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사실 이는 결국 신상필벌의 원칙이다. 기여한 만큼 보상을 받는 것은 모든 조직과 기업의 근간이다. 그러므로 조직의 책임자는 큰 기여를 한 구성원이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늘 신경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수한 구성원이 떠나거나 자칫하면 내분이 발생할 수 있다.

 

p101

만일 자동차 핸들을 생산하는 모든 중소기업이 홀드업 문제를 두려워한다면 우리는 세계의 모든 자동차가 똑같이 생기고 기능 또한 동일한 핸들을 달고 달리는 재미없는 세상을 살게 될 것이다. 또한 자동차 핸들뿐 아니라 자동차 모양도 똑같고 색상도 똑같으며 헤드라이트의 모양도 똑같은, 즉 회사가 달라도 특색이라곤 없는 동일한 자동차를 탈 수밖에 없게 된다. 이처럼 인질이 될까 두려워 사람들이 특정 관계를 위한 투자에 소극적이 된다는 것이 홀드업 문제의 본질이다.

 

p133

능력이 다소 부족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조직이라도 전체 조직원이 최선을 다해 일하면, 구성원들이 모두 뛰어난 능력을 가졌으나 도덕적 해이가 일어난 조직을 앞지를 수 있다. 그렇기에 조직을 관리하는 리더에게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벵트 흘름스트림 교수가 이 논문에서 제시한 해답은 간단하다.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한 명이라도 꾀를 부리면 조직이 망해 모든 구성원이 손해를 보게 된다는 점을 주지시키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팀에서의 도덕적 해이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견해다.

 

p162

명망, 즉 레퓨테이션은 형체가 없다. 집이나 보물은 형체가 있어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레퓨테이션은 신기루와 같아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만약 그 권력 기반이 레퓨테이션에서 비롯된다면 해당 조직이나 사람은 모든 일에 조심하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단 한번이라도 약한 모습을 보이면 바로 멸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p181

게임이론에서 담합은 중요한 주제이다. 기업들이 담합을 하면 순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담합은 대부분의 경우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조만간 깨지게 마련이다. 철수나 영수 중 한 명이 결국 배신을 하고 가격을 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임이론에서는 어떤 경우에 담합이 붕괴되는지를 연구한다. 재미있게도, 담합이 가장 많이 붕괴되는 상황은 경기가 안 좋아서 구두가 잘 안 팔리는 때가 아니라 경기가 좋아 구두가 잘 팔리는 때다.

 

p209

게임이론에서는 이를 '밴드웨건 효과'라고 한다. 밴드왜건은 위가 뚫린 버스 형태의 마차 또는 자동차를 가리킨다. 과거에 정치인들이 선거운동을 할 때 밴드왜건 위에서 신나는 음악을 연주하며 다니면 음악소리에 이끌려 사람들이 그 뒤를 따라 다녔다. 밴드왜건 효과에 따르면, 좋은 공약을 내세운 정치인보다 밴드왜건을 몰고 다녀 더 많은 사람이 그 뒤를 따르는 정치인이 당선 가능성이 높다. 세세하게 공약을 따질 필요 없이 선거에서 이길 것 같은 후보, 즉 이미 많은 사람이 지지하는 후보가 정답이라는 것이다. 

 

p211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이런 방식으로 경쟁사 애플을 앞도적으로 눌러버린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후 윈도우 프로그램을 상당한 가격을 받도 팔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그 가격을 내기 싫다고 윈도우를 쓰지 않으면 친구들과 소통이 어려우니 어쩔 수 없이 윈도우라는 밴드왜건에 올라타는 것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나 빌 게이츠 모두 밴드왜건 효과를 활용해 사람들을 모으는 재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빌 게이츠가 나중에 윈도우 프로그램을 돈을 주고 팔았듯 도쿠가와 역시 자기편으로 들어온 다이묘들 모두에게 넓은 영토를 주지는 않았다. 도쿠가와 집안의 가신, 즉 조상 대대로 도쿠가와 집안의 직속 부하였던 사람들에게는 넓은 영토로 포상을 했지만, 도요토미 쪽이었다가 세키가하라에서 노선을 바꿔 도쿠가와를 위해 싸운 사람이나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구경만 했던 다이묘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영토를 회수하거나 몇분의 1수준으로 축소해버렸다.

 

p215

살다 보면 격렬하게 싸우는 것보다 기다리는 것이 훨씬 어려울 때가 많다. 강태공이 평생 바늘 하나 없이 낚시를 하면서도 때가 오기를 기다렸다고 하지 않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보다 나이가 적었던 이시다 미쓰나리는 그 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인내심을 가지고 승률이 가장 높아지는 때를 기다리는 전략을 선택했다면 역사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p231

게임이론에서 중요시하는 것 중 하나가 게임을 하는 순서이다. 바둑이나 체스를 둘 때도 누가 먼저 두느냐가 중요한데, 그 외에도 많은 게임이 누가 먼저 선택하고 누가 나중에 선택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 중략 ~ 

게임이론으로 분석하면, 이런 게임은 먼저 움직이는 퍼스트 무버가 불리하고 나중에 움직이는 세컨드 무버가 유리한 게임이다. <이솝우화>에서 사자에게 자신의 이빨과 발톱을 먼저 뽑아야 결혼을 허락하겠다고 말한 농부는 사자에게 퍼스트 무버가 될 것을 요구한 셈이다. 자연히 농부는 세컨드 무버가 되는데, 이때 세컨드 무버는 퍼스트 무버의 행동을 보고 대응할 수 있기에 한결 유리하다.

 

p249

경제학의 게임이론에서는 권투 선수의 이런 행동을 '혼합전략'이라 부른다. 오른손 또는 왼손만 쓰는 것이 아니라 오른손과 왼손을 번갈아 써서 상대방이 어느 쪽을 막아야 할지 혼란스럽게 만드는 전략이다. 그런데 혼합전략을 쓸 대 주의할 점이 있다. 내게 유리한 쪽을 생각하기보다는 상대가 예쌍하지 못하는 쪽을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상대가 내 오른손을 예상하고 있을 때 왼손을 써야 한다는 의미다.

 

p268

경제학은 불완전 정보하에서 대리인들을 열심히 일하도록 만들 수 있는 완벽한 승진 제도나 보너스 제도를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 법학 역시, 일단 서명하면 반드시 원래의 의도대로 약속을 지키게 만드는 계약서를 못 만들고 있다. 따라서 현재 우리는 대리인 문제의 해법을 승진이나 연봉 또는 계약서에서는 찾을 수 없다. 결국 고리타분한 해법밖에 내놓을 수 없는데, 그것은 바로 의견 교환과 믿음의 형성이다. 주인이나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며, 어째서 그런 방향이 옳은가에 대해 직원 또는 대리인과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해 좋은 의견은 받아들여야 한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성을 다해 설명했는데도 믿어주지 않거나 믿는 척하면서 완전히 다른 행동을 하는 경우 또한 많기 때문이다.

 

p295

게임이론 가운데 '협상 게임'이라는 중요한 분야가 있다. 철수와 영수가 어떤 사안을 놓고 협상할 때 철수를 더 유리하게 만들어주는 조건도, 더 불리하게 만들어주는 조건도 있다. 철수가 협상에서 더 유리한 위치에 서도록 해주는 조건의 대표적 경우는 영수 말고도 민수라는 제 3자가 있을 때다.

~ 중략 ~ 반대로 철수가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도록 만드는 조건은 무엇일까. 바로 시간제한, 즉 '데드라인'이 있을 때이다.

 

p323

핵무기와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을 가지고 있어도 선한 통치자는 발사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발사하면 상대국도 핵무기를 발사할 것이라 양쪽이 모두 죽는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다른 국가들은 이 착한 통치자를 무서워하지 않을 것이고 기껏 비싸게 제작한 핵무기와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p327

결론적으로 이상주의적 지도자는 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따라서 조직으로부터 버림을 받게 된다. 전 세계의 핵전쟁 위험이 높아지더라도 자신의 국민에게 이익이 되면 그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자국의 국민에게 해가 되더라도 자신의 직속 부하들에게 이익이 되면 그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권력이 유지되고 자신의 조직이 잘 작동해야 뜻한 바를 이루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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