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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뚱냥이/인문, 사회, 문화, 종교

(2023 #67) 우리는 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가 | 이현정 지음

by 뚱냥아빠 2023.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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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가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타인 지향적 삶과 이별하는 자기 돌봄의 인류학 수업.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강의를 책으로 만난다!

www.aladin.co.kr

나를 나로 바로 알기...

참 좋은 단어이다.

매력적인 단어이다.

그런데, 왜 이것에 귀결은 결국 성 정체성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인가?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나를 나 그대로 인지하고,

그래서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

 

그런데 꼭 나에 대한 성에 대한 인식까지... 흔들어야 하는 것인가?

라는 질문이 이 책을 보면서 들게 된다.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들,

특히 가족의 해체와 새롭게 구성되어가고 있는 가족의 모습들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은 무엇이고, 무엇은 허용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 속에서...

가족의 해체를 동성애에 대한 부분을 서로가 보듬어 주는 새로운 가정의 모습으로 미화 시키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나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다.

물론 우리의 죄는 동성애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죄가 지금껏 100개가 있다고 해서 101개가 되는 것이 "뭐가 어때?"라 할 수 없는 것이다.

사회에 만연한 죄악들은 제하는 것이 맞고,

아직 들어오지 않은 죄악들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것이 맞다고 생각이 든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우리는 어느정도 타인지향적인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존재들이라 생각이 든다.

사실, 그것이 생존에도 유리하고...

그것이 사회를 이루어 가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조금은 지나치다고 말한다면 그것에는 동의하긴 하지만 말이다....

 


p15

사회적 고통을 치유하는 일은 한 사람을 치유하는 일보다 훨씬 어렵고 복잡하다. 우리 사회의 차별, 혐오, 불안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점점 더 감당할 수 없는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그 해결을 위한 시작은 각자가 타인에 의해 이끌리지 않는 자신의 진정한 욕망을 깨닫고, 자신의 '나다움'을 찾아 살아나갈 수 있또록 관용적이고 자유로운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다.

 

p56

우리는 거울을 통해서만 나를 볼 수 있기에, 결국 나라는 존재는 타인의 눈에 비추어진 나의 모습으로 규정된다.

라캉은 모든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무슨 뜻일까. 우리는 무엇인가를 욕망하면서 살아간다. 그것이 생리적 요구이건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항상 무엇인가를 욕망하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이 욕망이 나의 욕망이 아니라 타자의 욕망이라고 자크 라캉은 말한다. 자신이 욕망하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사실 그 욕망은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바라는 욕망이라는 것이다.

 

p57

인간은 타자가 욕망하는 대상이 되기를 원한다. 자신을 타자가 욕망하는 미끼로서 제공하기를 원한다. 인간은 타자의 성적 욕망이 되기를 원하며 또한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리고 때로는 사람의 대상이 되기를 원한다.

인간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 속에서 형성된다. 인간의 욕망은 빈 공간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나는 타자는 부모이다. 따라서 어린아이의 욕망은 부모의 욕망 속에서 형성된다.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욕망하는지, 아이에게 무엇을 욕망하는지가 바로 아이와 부모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렇듯 욕망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욕망의 완벽한 충족은 이루어질 수 없다.

 

p61

이처럼 몸매 관리와 전시를 수행하는 사람은 타인의 부러움을 받으며 어떤 기쁨을 느낄지 모르지만, 이때의 부러움이 과연 자기 자신의 욕망으로부터 나오는 부러움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타인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기 위해 내가 어떠한 몸을 만들어야 한다면, 그 역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나의 왜곡된 모습이 아닐까?

오히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자기 돌봄의 철학이다. 타인의 욕망, 타인의 시선에 의해서 나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유의지로 마음이 가는 대로, 저마다 건강과 행복에 대한 다양한 가치와 모양을 꿈꿀 수 있는 모습으로 말이다. 타인의 욕망에 따라 나의 신체를 규제하고 규율하는 방식의 삶은 한순간의 만족을 불러일으킬지는 모르지만, 결국 그들의 욕망에 순응하는 방식에 불과하다. 결국 내 몸을 세상의 시선에 예속되게 만드는 것이며, 진정한 자유로운 삶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p63

자기 돌봄이란 외부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숙고한 뒤 스스로를 더 자유롭게 하고 더 행복감을 주는 방식이어야 한다. 자신을 불안하게 하고 삶에 족쇄를 채우는 방식이라면 결코 그것을 자기 돌봄이라고 할 수 없다.

 

p174

한국 사회는 다른 국가와 달리 유독 타인의 욕망이 개인의 삶을 지배한다. 타인의 욕망이 개개인의 삶을 지배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개인의 삶은 억압적일 수 밖에 없다. 이를테면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다." 혹은 "남보다 뒤쳐지지 않은 삶을 살아야 돼"라는 말을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말을 곱씹어보면, 기본적으로 내 삶의 주체는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삶의 중심에 두는 게 아니다. '나는 어떻게저렇게 디지? 나는 어떻게 해야 저 사람들처럼 살 수 있을까?'와 같이 타인의 기준과 욕망에 삶의 조건을 두는 것이라 할 수 있다.

 

p198

왜 우리는 이렇게 혐오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일까. 무엇을 위해 누군가를 배제하고 미워하는 것일까. 나는 그 이유가 '불안'에 있다고 본다. 사회적 기준에 맞춰 살아가면서 사실은 스스로 행복하지 못하고 자유롭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 불안한 마음은 비교적 쉽게 비난할 수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비난과 혐오의 마음으로 뒤바뀐다.

 

p204

한국 사회에는 좀 더 다양한 삶의 가치가 등장해야 하고, 그에 대한 관용의 문화가 필요하다. 실패의 경험, 다른 방식의 삶을 인정하고 그것이 하나의 가능성이 될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 제도적으로는 생애 단계마다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을 지지할 수 있는 장치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낙인을 찍는 문화는 결국 분노를 형성하게 되고 이는 혐오를 조장하는 사회 분위기로 이어진다. 다른 기회, 시패를 통한 성장 등 우리 사회에 삶에 대한 믿음이 전반적으로 생긴다면 자신의 분노감을 타인에게 투사하는 폭력적인 태도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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