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 돈으로 시간을 사기

육아휴직을 하면서 가장 고민이 되었던 것은 사실 돈이다.

그 돈에는 두가지가 포함되어 있다.

하나는 육아휴직기간 중 사용할 돈이고, 다른 하나는 육아휴직을 함으로 내 커리어에 손해를 보게 됨으로 발생하는 기회손실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것을 놓고 정말 많은 고민을 하였다.

그 고민 끝에 내린 답은...

"돈으로 시간을 사기" 였다.

 

그 이유는 시간으로 돈을 살 수는 있어도 돈으로 시간을 사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돈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그런 재화이지만,

시간은 담아둘 수도 없고 흘러간 것은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돈이란 것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돈이 없으면 삶이 너무나도 고달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이 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 역시 아니다.

우리가 돈을 모으고, 부자가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정말 돈 자체를 모으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은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우리는 그 "행복"을 위해 돈을 버는데...

주객이 전도 되어 돈을 벌기 위하여 지금의 행복, 이후의 행복을 포기하며 사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이 말이 돈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또한 지금의 행복을 위하여 돈도 모을 거 없이 펑펑 쓰자는 것 역시 아니다.

하지만, 돈을 모으고 부자가 되기 위한 본질을 다시금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행복을 위하여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그 때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특히나 자녀가 자라는 것을 보면서 지금만 이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조금 더 있으면 아무리 아빠가 시간이 많아도 아빠와 함께 하려 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나 자신을 봐도 알겠고, 주변을 봐도 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이 내게 주어진 자녀와 함께 시간을 충분히 보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모아둔 돈으로 시간을 사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지금 자녀와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함께 쌓기 어려운 그 추억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을 남겨 놓기 위해서...

 

사람마다 선택의 기준이 다를 것이다.

내가 선택한 것이 맞다는 것도 아니고, 또 다른 사람이 선택한 것 역시 나름의 이유와 상황이 있을 것이다.

작가의 선택의 기준과 그 선택할 때에 무게중심이 있을 것이다.

선택에 있어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면, 이 사회를 더 나쁜 방향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에 대한 우열은 없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지금의 이 선택...

많은 사람들이 해본 선택은 아니지만, 한번 걸어가 볼까 한다.

돈으로 시간을 사는 행위...

지금만 할 수 있는 것을 위해 시간을 확보하는 것.

이 기간이 지난 후에 나의 선택이 지혜로왔는지, 아니면 어리석었는지는... 나중에 평가해 보자.